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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4-07-11

조회수15,116

제목

[청춘을 만나다-3] ‘커피요? 커피믹스만 먹었었죠’ 일본어과 졸업생 최혜진

일본어과를 졸업했지만 전공을 살리기 보다는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던 그 때에 관심도 없던 커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최혜진씨. 커피 믹스를 애용 했던 그녀는 본격적으로 커피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자격증만 따려고 했던 공부가 자신의 돈을 들여 어느새 약1년을 공부하게 만들고, 지금까지도 커피에 미쳐 살고 있다. 그리고 커피숍 점장, 바리스타 강사 두가지 일을 같이 하며 누구보다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그녀지만 여전히 자신을 많이 부족한 우물 안 개구리라고 말한다.

‘사람이 목표를 정하고 도달했을 때 멈추지 않고 한 발자국 더 가는게 도전이 아닐까요? 저도 처음에는 바리스타 강사가 되야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더 나아가 전문학교의 교수님이 되보자!라는 도전의식을 가지고 살고 있으니까요!’라고 환하게 웃으며 얘기하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왼쪽부터(바리스타 최혜진,인터뷰어 김양현,정가을)

 

▼ 간단하게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바리스타 최혜진입니다. 현재 바리스타를 시작한지는 약 5년정도가 되었습니다. 커피공부 시작 후, 매니저, 점장을 거쳐 지금은 바리스타 강사로 재직중입니다. 대체로 중,고등학교 특수학급의 친구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가끔 소상공인이나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에스프레소, 라떼아트, 핸드드립 등도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어과를 졸업후 커피에 관심을 갖게된 특별한 계기가 무엇인지?

부끄러운 말이지만 졸업하고 나서 내가 뭘 해야하는지 딱히 정하지도 않았고 뭘 하고 싶은건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교수님의 추천도 있었고 졸업후 입학관리팀에서 조교로 2년간 일을 했습니다. 조교일도 재밌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계약직이었고 2년뒤에는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죠. 그 후 주위사람들이 ‘이제 뭐할거냐’는 질문을 많이 하더군요. 사실 일본어문학과를 졸업하긴 했지만 전 일본 문화에 많은 흥미가 없었습니다. 일본어도 처음엔 재밌었지만 갈수록 어려워져서 점점 따라가기 벅차게 되었구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했을 때 대답할 말도 못찾겠고 장난삼아 ‘커피숍이나 할까?’ 라고 답 했었죠. 그 당시에는 커피의 C자도 모르는 커피믹스만 먹었었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한번 내뱉은 그 말을 정말로 시작하게 된거에요. 우연찮게 국비지원을 통해 커피교육을 저렴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커피라는게 굉장히 매력있는 친구더라구요. 너무 재미있어서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알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커피업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커피와 관련된 여러 모임들에 가입 하였다고 나와있다.

특별히 알리고 싶은 모임이 있다면 어떤 모임인지. 그 이유는?

 

페이스북을 시작한지는 오래되었는데 그 안에서 그룹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몰랐고 최근에 알기 시작했습니다. 커피관련 그룹들도 굉장히 많고, 그 안에서 서로 정보공유를 하고 있다길래 많이 그룹들에 가입을 했습니다. 그 중 coffee Roasters & Baristas 라는 그룹이 있는데 그 그룹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합니다. 그 그룹이 게시물도 많이 올라오고, 가장 열정적인데다가 적극적입니다. 그 그룹에 속해있는 사람들이 가장 이야기를 많이하며 게시물 하나에도 굉장한 토론양상이 벌어지죠. 알고 있는 정보를 서로 공유도 많이 합니다. 제가 커피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질문을 하면 많은 분들이 댓글로 답을 달아주시니까 굉장히 좋죠. 그 그룹안에서 활동하다 보면 내가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인가를 실감합니다. 굉장한 고수님들이 수두룩하거든요. 바리스타를 꿈꾸는 친구들이 이 그룹에 가입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지능이 약간 떨어지는 친구들을 가르쳐 주신다고 했다. 힘들텐데 가르치시는 이유는.

 

저는 장애인 친구들을 가르쳐야 겠다고 생각을 해보진 않았어요. 그런데 우연히 사회적 기업에 면접을 보러 가게 된거죠. 그곳에서 대표님이 장애인 친구들을 위해 강의를 해달라고 부탁을 해주셔서 그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어려웠죠. 그 친구들은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타의에 의해 오는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별로 관심도 없고 집중도 부족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들이 시간이 지나니까 저한테 마음을 열고 스킨쉽을 허락하고, 제가 말을 걸면 대답을 해주더라구요. 그럴 때 행복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장애인 친구들을 가르치는게 더 즐겁습니다.

 

바리스타 강사로 일하고 계시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무엇인가?

저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비장애인의 수업은 물론 장애인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대체로는 학습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친구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딱히 힘들지는 않습니다.

가끔씩 지적능력 및 자폐성향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대화 자체가 어렵고, 바리스타 실습을 하더라도 하나부터 열까지 옆에서 모두 잡아주어야 합니다. 어떤 날엔 자폐성향의 친구에게 머리를 맞은적도 있지요. 놀랐기는 했지만 기분이 나쁘다거나 이 일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소상공인이라고 창업을 준비하는 어머니,아버님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분들이 인턴활동을 하기 위해 제 수업에 참관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수업 후에 그 인턴분들께서 박수를 쳐주시는거예요. 이렇게 힘든일을 어떻게 하고 있냐면서.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분도 좋고 뭔가 뭉클함이 느껴졌죠. 아이들을 더 열심히 가르치자라는 생각도 같이 하게 되었죠.

 

커피숍 점장,바리스타 강사 이 두가지를 하는게 힘들 것 같은데 매일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저는 어렸을때부터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편의점, 패밀리레스토랑, 옷가게, 사진관 등에서요. 거의 서비스업이 대부분이었죠.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부터 알았던게 저 자신이 서비스직에 맞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고객에게 서비스를 베풀고 그 서비스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결국 서비스쪽으로 오게 된 것 같아요.

물론 매니저, 점장 모두 전부 힘들었죠. 원치 않지만 종종 진상손님을 만나게 되기도 하구요.

사실 모든건 배울때는 재밌지만 그 일이 생계수단으로 바뀌면 힘들어지잖아요.

커피도 마찬가지였어요. 재밌고 매력있지만 그걸로 돈을 번다고 생각하니 그만두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그래도 손님에게 ‘맛있다’라는 말을 들으면 멈출 수가 없어요.

다른 아르바이트생들도 커피 잘 만들어주는데 꼭 손님들이 와서 ‘점장님이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하면 제 어깨가 우쭐우쭐 들썩들썩 거리고는 했었죠. 그런 칭찬들이 이 일을 계속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만든다는 말이 있잖아요. 수고했어요, 잘하시네요, 맛있어요 라는 칭찬을 원동력 삼아 계속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스펙을 준비하는 대학생에게 한마디.

제가 대학생일때도 그랬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스펙쌓기에 굉장히 혈안이 되어있죠. 지금 생각하면 저도 20대에 왜 그렇게 스팩을 쌓기위해 치열하게 살았나 싶어요. 학생회를 하거나 해외연수라도 다녀와서 이력서에 한줄을 더 넣으려고 하곤 했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스펙을 쌓아서 내 이력서에 한줄을 추가할 수는 있겠지만 나를 성장시킬만한 무엇은 없었다고 봐요.

스펙을 떠나서 인턴활동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거나 영어공부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예요. 그거야말로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지요. 하지만 그 행동들에 대해 ‘하고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건가요?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스펙을 쌓기 위해 움직이지 말고 조금만 ‘하고싶다’ 라는 마음으로 움직여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활동을 한다면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줄 때, 예를 들면 면접이라도 보게 될 때에 좀 더 당당하게, 눈을 반짝이며 말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해야하는 것이 좋을까?

저도 그 질문의 답을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잘하는 일을 하는제 맞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도 할 수 있어요. 좋아하기만 하고 잘하지 못하면 민폐거든요(웃음).

역시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주위 사람들에게도 인정 받고, 나한테도 좋은 것 같아요.

도전하는 대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

도전은 정말 추천해주고 싶어요. 대학생들이라면 이제 막 어른이 된 친구들이잖아요. 시작을 하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 보다는 도전을 한번 해보는게 좋죠. 저도 그런 용기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굉장히 아쉬워요. 어렸을 때 꿈이 성우였는데 그런데 생각만 하고 도전을 하지 못했죠.

안되더라도 도전만큼은 꼭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후회를 계속 하게 됩니다. 차라리 해보고 후회를 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도전하는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조급해하지 말라는 거예요.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떤걸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조급해하며 자신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이 도전해보세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도전하는 것은 아주 조그마한 용기로 시작되는 것이니까 아주 작은 용기만 내주세요. 조급해말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분명 어딘가에 확신이 들거고, 그렇지 않더라도 하나 얻어걸리는게 있을겁니다.

 

도전이라는 무엇일까?

도전은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무한대라고 봐요. 도전은 무한대다!

제가 하는 커피수업에 5,60대 분들도 많이 수강하러 오십니다. 그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도전은 어렸을때만 가능한게 아니예요. 늘 시작할 수 있는게 도전인 것 같아요.

엄마,아빠도 도전은 계속 하고 계십니다. 도전의 끝은 정해져있지 않다고 봅니다. 모두 파이팅하길 바랍니다.

 

인터뷰어: 최연안 도전한국인 대학생 서포터즈1기

기획팀 김양현 2n4ba@naver.com,

정가을 fallin10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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