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만나다 - 5] 컴맹이 해커가 되기까지 정덕 고등학교 2학년생

 

잠신고등학교 정덕학생/사진

 

8만6000명이 '좋아요'를 누른 페이스북의 '컴맹이 해커가 되기까지' 페이지에는 컴퓨터의 기본적인 지식부터 전문적인 지식,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쓰는 방법 등 컴퓨터에 관한 모든 정보가 올라와 있다.

이 참신한 정보들을 올리는 페이지의 주인은 현재 잠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2 정 덕 학생.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그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잠실에 사는 18살 고등학생 정 덕입니다.

 

▼ 컴퓨터를 만지는데 굉장히 능숙하신데, 어떤 계기로 컴퓨터를 시작하게 됐나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를 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저도 많이 만져보니 또래들보다 컴퓨터를 능숙하게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아빠랑 같이 컴퓨터를 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많이 남아있더라구요.

 

▼ '컴맹(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이 해커가 되기까지'라는 페이스북 페이지 활동을 하는 이유와 어떤 활동을 주로 하는지 얘기해 주세요.

새벽5시에 해킹공부를 하다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그 페이지에 제가 만든 해킹영상을 올렸는데 갑자기 유명해져 있더라고요. 지금은 제 페이지를 보시는 분들 중에 보안전문가 지망생 분들도 계세요. 또 컴맹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친구들과 많은 정보를 올려드려 도움을 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컴퓨터가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문의를 해주시는데 하나하나 답장해드리려 했지만 너무 바쁘다 보니 요즘은 못 해드리고 있네요.

 

▼ 이렇게 유명해 지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아빠를 따라 13~15시간정도 컴퓨터를 했었어요. 컴퓨터를 만지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거든요. 그래서 힘들었다는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컴퓨터 시스템을 만지던 경험이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한 것 같아요.

 

▼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려주세요.

유치원 때는 그냥 컴퓨터만 했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유행하던 졸라맨 게임이 있었는데 그걸 열심히 하던 학교 형들을 보고, 저는 게임이 재밌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저런 게임을 어떻게 만들었지 하는 호기심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학교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플래시라는 프로그램을 써야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프로그램을 활용할 줄 몰랐는데 3학년이 되고 부터는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4학년 때부터 플래시를 사용하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그 동영상을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5학년 때부터는 게임을 직접 만들어서 포털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었고요.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C언어, java 같은 프로그램을 공부했고 중학교 2학년 때는 한창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시기여서 어플(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어플 개발 강좌 카페를 만들어서 정보를 공유했었죠. 중학교 3학년 때 쉬는 시간에 컴퓨터로 장난을 치다가 해킹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책을 보면서 해킹에 대한 기본지식들을 공부하고 있어요.

 

▼ 페이스북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말해주세요.

간혹 실력도 없는 고등학생이 이런 페이지를 만들었냐 하는 메시지가 와요. 저보다 실력이 출중한 분이 많은 걸 알고 있지만 제가 가진 지식을 필요로 하신 분들에게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 멋있다고 응원 해주시는 분들에겐 굉장히 감사해요. 최근에 파밍이라는 해킹에 대해서 올렸는데 그 해결 방법이 컴퓨터 초기화라고 말씀드렸더니 감사하다고 메시지가 왔는데 뿌듯하면서 더 힘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목소리 좋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색다른 경험이 되기도 해요. 아직 페이지를 개설한지 얼마 안돼서 특별히 큰 에피소드는 없는 것 같네요.

 

▼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성적도 잘 나왔었는데 고등학교에 입학 한 후부터는 컴퓨터에 집중하느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어요. 어머니가 실망하시는 모습을 봤을 때 가장 죄송스러웠죠.

 

▼ 존경하는 사람은?

3분을 뽑아 봤는데요. 첫 번째로는 우리나라 화이트 해커(컴퓨터와 온라인의 보안 취약점을 연구하여 해킹을 방어하는 전문가)로 잘 알려진, 지금 모바일 보안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는 홍민표님과 리누스 토발즈 그리고 블랙해커 룰즈섹 맴버들입니다. 홍민표 대표님은 국제 대회에서 수상도 많이 하시고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분이세요. 제가 나중에 화이트 해커가 됐을 때 필요한 인지도를 갖고 있으시다는 것이 존경스럽습니다. 리누스 토발즈는 리누스라는 os를 오픈소스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는데 이런 확장성 있는 것을 만드셨다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하고요. 마지막으로 비록 블랙 해커이지만 제가 해커 쪽에 관심을 갖게 해주고 해커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해준 그룹인 룰즈섹 그룹을 존경하는 사람으로 뽑았습니다.

 

▼ 앞으로의 꿈과 포부

수능이 끝나면 컴퓨터 관련 실전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따고 싶어요. 20대 중반 정도 되면 해킹전문공부를 하고 엘리트 해커가 된 후에 친구들과 해킹대회에 입상해보고 싶습니다. 그 후 2~3년 동안 한국에서 경력을 쌓고 미국에 가서 구글에서 일하고 싶어요. 30대에는 한국에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최종적인 꿈은 세계 10위안에 드는 해커가 되는 게 꿈이에요.

 

▼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저도 컴퓨터를 많이 만지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터득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계속 만져보고 직접 경험해보는 게 필요해요. 사실 단순한 문제들은 검색 한번으로 해결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여러분들도 모르는 건 검색도 많이 하고 컴퓨터로 시행착오도 많이 겪게 된다면 도움이 되실꺼에요. 지금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냐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늦은 게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 해커 지망생인 분들은 해킹공부를 할 때 기초지식을 꼼꼼하고 정확히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말씀드리고 싶고요. 뭔가 하고 싶은데 잘 안되신다면 마음을 급하게 갖지 마시고 생각을 단순하게 해보세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고 생각하면 도움이 될 거에요. 감사합니다.

 

인터뷰어 도전한국인 대학생서포터즈 윤혜경 (yhk_04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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