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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2-02-18

조회수38,631

제목

(도전한국인24) 국내최초 전자책 전문출판사 아이이펍 김철범 대표

물속 수중결혼식 아이2명도 수중분만출산

<단독 인터뷰>국내최초 전자책 전문출판사 아이이펍 김철범 대표


국내 최초 전자책 전문출판사인 아이이펍(i-ePUB)의 김철범 대표(42세). ‘도전’이라는 테마로 김철범 대표에게 인터뷰를 하자고 하자, 돌아오는 첫 마디가 이러했다. “지금까지 도전했던 것들을 전부 다 말씀드려야 하나요? 좀 많거든요.” 얼마나 많기에 그럴까 들어봤더니, 사십대 초반인 그는 지난 이십년 동안 했던 일이 10개가 넘는다.

 

수영, 스키, 스킨스쿠버 강사부터 시작해 각종 벤처창업 홈페이지제작, 홈쇼핑벤더, 일식조리사 자격, 샌드위치프랜차이즈, 동전세탁소 운영, 비디오저널리스트, 수중장비업체 이사, 전국의 아파트 장을 돌며 냄비도 팔아봤단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물었더니 생각지도 않았던 이야기보따리가 술술 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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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범 대표 ©브레이크뉴스

 

육천만원 빚을 진 채로 골방에서 두 달을 웅크리고 지내다가 약을 먹으려고 병을 손에 쥔 순간 이렇게 가는 건 너무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단다. ‘그까짓 돈이 내 목숨보다 중요한가!’ 그날로 골방을 박차고 나와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수영선수로 뛰었던 왕성한 체력 하나 믿고 봄, 여름, 가을에는 수영강사로, 겨울에는 스키강사로 뛰어 일 년 육 개월 만에 그 빚을 다 갚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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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도에 태국에서 수중결혼식 이벤트를 벌여 세계 30개국 30쌍을 초청한 일이 있는데 그때 부부가 우리나라 대표로 가게 되었다. 물속에서 결혼식을 올림과 동시에 기네스북에 올랐다. 두 명다 물을 좋아해서 아이 둘도 모두 수중분만으로 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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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하나 없이 맨 바닥에서 스스로 일어나기를 세 번 끝에 창업한 국내 최초로 전자책 전문출판사인 아이이펍(i-epub.com)에서 그는 하루도 쉬지 않고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기술보증기금 인증 벤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전자책들이 미국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도록 협약까지 하는 등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잘 만든 우리의 전자책으로 케이팝 못지않은 한류를 꿈꾸는 김철범 대표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그의 ‘긍정 에너지’가 마구 전달되는 것이 느껴졌다. 젊은 날, 인생에 값진 수업료를 내고 배운 ‘김철범의 파란만장 도전기’를 함께 들어보자.

 

-어떤 도전 하였는지?

▲우리나라 최초로 전자책을 기획하고 직접 제작을 하면서 직접 유통사에 전자책 파일을 주는, 전자책 전문 출판사 아이이펍(i-ePUB)을 창업했다. 아직까지 전자책으로 특화시켜서 출판을 하는 업체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전자책으로 만들 원고를 수집하고 제작을 하면서 전 유통사에 파일을 공급하는 업체로서는 국내 유일하다. 사실 시도들은 많이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또 우리 같은 업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직은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자체가 많이 작은 편이다.

 

-도전을 하였던 계기는?

▲창업할 때부터 목표가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세계 시장을 공략할 만한 우리의 컨텐츠를 만드는 일이었다. 남들 눈에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은 분야에 뛰어들어 일을 시작한다는 게 무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해외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는 가능성 그리고 미국 현지의 틈새시장을 보았다. 물론 국내 시장도 중요하지만 처음 창업할 때부터 우리나라의 좋은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자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언제부터 시작을 하였고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나?

▲예전에 IT업체에서 일하다가 고모님이 운영하시는 출판사의 전자책부분을 도와 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전자책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2년 동안 살다가 돌아왔는데, 사실 처음에는 국내 전자책 시장이 굉장히 발전을 해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 뛰어들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우리나라 전자책은 이제 시작이었다.

작년 11월 16일, 내 나이 마흔 두 살에 큰 결심을 하고 창업을 시작했다. 작년에 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올해 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는 예상을 했다. 그래서 안정적인 종이책 출판사에서 과감히 나와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12년 간 대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던 아내가 창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처음에 책을 만들 때는 표지제작이나 교정교열을 직접 다 했던 것은 물론 저자 섭외와 유통사 계약 따내는 것까지 단 두 사람의 힘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첫 책이 올해 2월에 나왔고 일 년 남짓 된 지금까지 40여 종의 책을 냈으니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뛰었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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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범 대표 ©브레이크뉴스

 

-전자책이라고 하면 단순히 기존의 종이책을 파일형태로 변환시킨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전자책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 있다면?

▲종이책을 단순히 형태만 변형하여 전자책으로 만드는 것과 처음부터 전자책을 목적으로 기획을 하는 것과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일단 전자책과 종이책은 보는 독자 자체가 다르다. 즉 형태만 전자책으로 변환한 콘텐츠는 전자책을 보는 독자들에게는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래서 기획단계에서부터 가볍고 쉬운 콘텐츠를 선별하고, 포인트 독서가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자책 독자들은 원래 PC를 통해 읽을거리를 구매하던 사람들이 그대로 단말기만 바꾸어 소비를 하는 형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팔리는 컨텐츠들의 성격이 극과 극이다. 최고 매출을 올리는 책들은 대부분 19禁 소설, 판타지 소설류이고 정반대진영의 책은 이미 서점에서 검증받은 베스트셀러들을 그대로 전자책으로 변형만 시킨 것들이다. 내용은 좋지만 그렇게 많이 팔리지는 않는다. 스마트 폰으로 300페이지 되는 책을 보려고 노력하느니 차라리 종이책을 구매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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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 면에서 내가 가진 생각은 이렇다. 현재 지배적인 전자책 독자들의 취향이 점차 보다 수준 있는 컨텐츠 쪽으로 넘어올 것이라 예상을 하고 있다. 가벼운 이야기책으로 시작하여 보다 생각을 하게하는 문학이나 인문서 등으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독서의 흐름인데, 전자책도 역시 그런 흐름을 가지고 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판타지 소설의 다음 단계에 읽을 만한 자기계발서, 너무 가볍지 않은 소설 같은 중간단계의 컨텐츠, 말하자면 ‘약간 양질의 내용’ 전자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 도전에 대해 주변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다들 긍정적이었다. 우선 아내에게 전자책 출판사업의 구상을 이야기 했을 때 반응이 무척 기뻐해주었고 적극적인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전자책 자체가 많은 사람들과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라서 책을 만들기 위해 만난 사람들이 다 긍정적이다 보니 나도 자연스레 긍정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유능하신 저자 분들을 만나게 되면서 많은 공부도 하게 되었다.

가장 든든한 힘이 되었던 건 전자책 출판인들끼리 결성한 협동조합이었다. 이 모임에는 저자들도 많고 소규모 출판사를 운영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 분들이 우리 회사가 계속 도전하고 앞서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시면서 참 격려를 많이 해 주신다. 그게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자출판은 솔루션 및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업체들과도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서로가 잘 되어야 모두가 잘 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지속적으로 서로를 격려해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고 있다. 이게 바로 컨텐츠의 힘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놀랐다. 보통 도전한 분들을 인터뷰하면 주변에서는 다 말렸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고 내가 선택한 길을 갔다는 식의 ‘영웅적 스토리’를 들려주기 때문에 김철범 대표의 사례는 상당히 의외였고 신선했다. 그렇게 힘이 되는 사람들의 희망적인 에너지가 단 시간 내에 이런 발전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었을 거다. 마치 주인공 혼자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성취하는 고전적 영웅담에서 한 걸음 나아간 현대적 팀워크의 승리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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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꿈은 무엇인지?

▲우리나라의 콘텐츠를 정말 잘 기획해서 해외시장에 내놓고 싶다. K-Pop도 그런 경우다. 요즘에는 외국 현지의 팬들이 자기 나라에도 와서 우리나라 가수들 초청해서 콘서트를 해 달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그만큼 좋다는 이야기다.

꼭 연예분야 뿐 아니라 한국이 가진 사상과 아이디어가 책과 글을 통해서도 세계 사람들에게 충분한 매력을 줄 수 있고 본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 그게 내 꿈이다.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 후 거둔 성과는?

▲많은 공부를 하고 왔는데 일단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성격이 저작권 계약을 위한 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세계 시장에서 우리의 콘텐츠로 승부를 걸어볼만 하겠다고 느꼈다.

도서전에 참가해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틈새시장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출판 되고 있는 전자책은 텍스트 위주의 것들이 지배적인데 나는 여기에 멀티미디어적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기획의 콘텐츠를 만들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들어 아이북스나 아마존에서는 멀티미디어 요소가 포함된 콘텐츠를 지원하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기존의 출판사들이 아직 그러한 책 자체를 만들 생각을 못하고 있다. 기존의 형태로도 잘 팔리고 있는데 굳이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서 새로운 걸 만드는 모험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사진과 영상을 공부했기 때문에 전자책 출판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런 종류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프랑크푸르트에 다녀오면서 나의 아이디어에 대해서 보다 확신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내년에는 ‘이런 것들을 준비하면 미국시장이나 유럽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겠구나’라는 다는 생각이다.

 

-미국 도서관에 전자책이 국내최초 들어가게 되었다는데?

▲도서전에서 미국의 ‘overdrive’라는 유통사와 연결이 되었는데, 내가 미국에도 한국 교민들이 많으니 한국어로 된 콘텐츠를 시도해보라고 이야기 했고, 그쪽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논의 중인 폰트문제 등이 해결되면 미국 도서관에서도 한국어로 된 우리의 전자책을 무료로 대여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도서관에서 주문을 하면 보내주는 방식이라 매출 면에서 큰 기대를 하기 보다는 새로운 루트로 시장에 진출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 김철범 부부의 수중 결혼식 장면. ©브레이크뉴스

 

- ePUB 3.0이란 무엇인가?

▲ePUB 3.0이란 용어에서 ePUB은 전 세계 규약으로서 전자책을 보기위한 파일인 동시에 전자책이다. 현재는 2.01이라는 버전이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데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지원이 가능하긴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 보급된 뷰어에서는 열리지가 않고 있다. 금년 5월에 미국에서 ePUB 3.0이라는 버전이 소개 되면서 메모장에 텍스트와 이미지만 보였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웹브라우저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형식들이 지원 가능해졌다. 음성과 비디오는 물론 터치와 팝업도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판형이 유지되기 때문에 실제로 종이책을 만드는 것처럼 다양한 디자인 요소들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용량도 훨씬 작아서 스마트ePUB 3.0이 의미 있는 이유는 전 세계 규격이기 때문에 이 버전으로 책을 만들면 국내 모든 유통사는 물론 해외에도 같은 파일을 공급할 수가 있게 된다는 점이다.

 

- ePUB 3.0과 관련해서 새롭게 시도한 내용은 무엇인지?

▲우리는 지난 9월에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있었던 디지털북페스티벌에서 우리나라 처음으로 ePUB 3.0의 한 방식인 판형이 유지되고 음성과 영상이 들어가 있는 전자책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푸랑크푸르트에도 같은 책을 가지고 가지고 갔는데 가서보니 ePUB 3.0으로 제작한 컨텐츠를 가지고 나온 회사는 우리하고 외국의 두 세군데 회사뿐이더라.

 

- 도전을 통해서 달라진 게 있다면?

▲ 개인적으로 인생에 있어서 출판사를 창업한 것이 아홉 번 째 도전이다. 여덟 번 새로운 회사를 열었다 접기를 반복했는데, 이번이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우선 자리가 잡혀간다는 게 무척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내 마음 상태도 예전 같으면 일을 시작했다가 잘 안되었을 때 내 탓보다는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운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 내가 제대로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거였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준비가 된 상태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온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많이 달라진 점이라면 좋은 책을 만들려 하다 보니 좋은 저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을 통해서 인생 공부를 할 수 있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인생에 그런 멘토를 얻었다는 게 참 값진 선물이라고 느낀다. 이제까지보다 더 열심히 살게 된 것 같다.

 

-사업을 하는데 힘들었던 점은?

▲사실 자금문제가 제일 힘들었다. 창업하고 자리를 잡기까지 8개월 동안 사무실 없이 작업을 했다. 가지고 있는 장비라고는 나와 아내 소유의 6년 된 노트북 두 대가 전부였고,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정말 제로상태로 온 터라 처갓집에 있으면서 일을 시작했다.

 

전자책에 대한 인식도 아직 희박했던 때였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들도 전자책은 잘 안 내려고 했다. 그동안 시장이 많이 커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인세를 그렇게 많이 가져가는 저자들이 없다. 인세를 많이 드려서 생활에도 보탬이 되어드리면 좋은데... 저자 분들에게 “시장상황이 이러니까 이해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하기가 가장 죄송스럽다. 이런 문제들이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해결이 될 것이다.

 

-출판회사로서 기쁜 것은?

▲우리 회사 책이 전자책 판매 베스트셀러 1위를 했을 때가 가장 기쁘다. 사실 그런 적이 여러 번인데 모든 유통사에서 우리 책이 1위를 한 적도 있다. 물론 전자책 매출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많이 팔려도 순위는 올라가지만, 일단 우리가 신념을 가지고 만든 책이 독자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고 우리가 가려는 방향이 맞는 방향이라는 증거가 되니까 그래서 기쁜 것이다.

 

그리고 가끔이지만 해외에서 구매가 일어날 때 너무 좋다. 영어로 제작된 책은 주로 어린이 동화인데 그게 팔릴 때 참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앞으로 영어로 번역된 책을 점점 더 많이 출판할 계획이다.

 

- 인생역전을 이겨낸 에피소드는?

▲ 어린 시절 나는 분에 넘치게 살았다. 여의도에서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에 살면서 원하는 건 다 가질 수 있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께서 일이 생겨 도미하시게 되었고 나와 동생은 친척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 후로 15년 동안 부모님을 뵙지 못하고 지냈다. 부모님을 따라서 미국에 갈수도 없는 상황인데 어쩌다보니 부모님께서 미국에 체류기간을 넘겨버리고 말아 불법체류자가 되셨다. 자연히 생활이 어려워지고 동생과 나 둘이서 먹고 살게 되었다.

 

한 번은 정말 포기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처음 육천만원이라는 빚이 생겼을 때는 약을 먹을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순간 드는 생각이 너무 억울하더라.

‘돈이 뭐가 그렇게 중요해서 이 젊은 나이에 죽으려고 해? 까짓 거 갚으면 될 거 아니야...!’

그 때부터 뭐라고 해야겠다고 지하 단칸방을 박차고 나왔다. 그렇게 봄여름가을엔 스킨스쿠버, 겨울엔 스키강사로 일을 하면서 배운 게 ‘사람이 목숨 걸고 하면 정말 되는 구나’ 하는 거였다. 정말 가진 게 내 몸뚱이 하나 뿐 이었던 시절이었지만 막 찾다보니까 길이 열리더라. 육천만원을 갚는 1년 6개월 동안 버는 족족 카드사에 보내주기 바빴는데 빚을 다 갚고 제로로 만들던 날 그 카드사 직원이 나에게 진심으로 ‘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라고 하더라. 카드빚 무서운 걸 그 때 똑똑히 알게 되었다.

두 번째는 위기는 벤처사업으로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해서 출시하려고 다 준비해 놓았는데 IMF가 터졌을 때였다. 물건을 팔수 있는 길이 아예 없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당연히 팔릴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판로도 다 생각해 놓고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게 부족했던 거다. 결혼하고 정말 돈을 악착같이 모아 전세 살다가 그 다음해에 집을 사서 이사를 갔는데, 다행히 그 집을 날리지 않았지만 정말 돈이 한 푼도 없었다. 오죽하면 아내가 둘째 아이를 가졌을 때 저녁에 치킨을 먹고 싶어 했는데 지갑에 만원 한 장이 없더라. 그런 생활도 하다가 집을 팔고 미국에 갔는데, 결과적으로는 가서 그것도 마저 날리고 왔다.(웃음)

그렇게 사는 동안 정말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사실 어린 시절이 많이 힘들었지만 부모님께 진짜 감사드린다. 여의도에 부모님과 계속 같이 살았다면 홀로서기는 꿈도 못 꾸고 온실안의 화초처럼 자랐을 거다.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정말 손에 남은 게 아무것도 없이 바닥을 쳤을 때가 꼭 세 번이었는데 두 번을 이겨내고 나니까 세 번째 - 전자책 출판사 창업당시 - 는 오히려 담담하더라. ‘지금까지 두 번이나 일어섰는데 내가 이거 왜 못 이겨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건 그런 굴곡들을 다 거치면서 좌절과 포기를 이겨낼 수 있는 내공이 쌓였기 때문이다.

 

- 가족 소개 좀 해주시길.

▲ 아내와 같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아내는 항공대학교 도서관 사서로 12년 정도 있다가 결혼하면서 인터넷홈페이지 제작하는 회사를 차려서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그 일을 시작했다. 나는 낮에는 직장에 나가서 일하다가 저녁에 들어가서 같이 일하고 중간 중간에 영업해서 계약 따왔다. 결혼해서부터 계속 같이 일했고 나의 가장 좋은 사업파트너다. 아내는 스킨스쿠버 강사시절에 같이 강사생활 하는 친구의 제자였는데 내가 있던 팀에 합류하면서 만나게 되었다. 2000년도에 태국에서 수중결혼식 이벤트를 벌여 세계 30개국 30쌍을 초청한 일이 있는데 나와 아내가 우리나라 대표로 가게 되었다. 물속에서 결혼식을 올림과 동시에 기네스북에 올랐고 CNN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사들을 통해 우리 결혼식이 중계 되었다. 우리나라 TV에도 대대적으로 소개가 되었었다. 두 명다 물을 좋아해서 아이 둘도 모두 수중분만으로 출산했다.

 

-도전하는 것이 삶과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나는 하루하루를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산다. 아침에 일어나서 그날의 목표를 정하고, 세운 목표를 이룬 다음에는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또 성취하고... 그런 것들이 없이는 이제 살기 힘들 것 같다. 처음엔 먹고 살기위해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는데, 지내고보니 그게 옳은 방향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그게 힘들기보단 참 재미있다. 될까 안 될까 망설이기보다는 일단 목숨 걸고 하는 거다. 미친 듯이 몰입해서 마침내 목표가 이루어졌을 때의 기분은 정말 좋다. 그 쾌감을 얻기 위해 매일 같이 도전하며 산다.

 

- 늦었다고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말

▲나는 청년시절을 쉽지 않게 살아왔다. 어렸을 때 정말 부유하게 살다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에는 수중에 한 푼도 없게 되자 너무 힘이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에 내가 포기를 선택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도전하려는 분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말은 포기하면 기회는 없다는 말이다. 바꿔 말하면 포기하지 않는 한 길은 있다는 것이다. 무조건 도전은 해봐야한다. 되든 안 되는 얻는 것이 있다. 나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을 창업자 할랜드 샌더스 할아버지를 정말 존경한다. 그 분은 남들이 다 은퇴할 나이에 도전하셔서 성공했는데 그에 비하면 나는 젊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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