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을 찾아서] “노인들을 위한 사회 공감대 필요”
- 평생을 노인의 날 제정에 앞장선 이돈희씨
10월2일, 「노인의 날」로 공식 제정돼
30년간 헌신해 일궈낸 인간승리
“효친경로사상의 부활 기대합니다”
한 평신도의 끈질긴 노력에 힘입어 마침내 금년 10월2일이 정부에 의해 공식적인 노인의 날로 제정됐다.
지난 68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노인의 날」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시작한 이후, 최근 정부로부터 노인의 날 제정을 통보받은 이돈희(임마누엘.50세, 서울 오금동 본당)씨.
이번 노인의 날 제정으로 30년 과업을 이루어낸 이돈희씨는 『노인의 날 제정이 우리나라에서 효친경로사상의 부활을 가져올 수 있었으면 한다』며 노인의 날 제정 소감을 대신했다.
『지난 30년간 뛰어다닌 보람과 기쁨을 함께 느낍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기쁨보다는 앞으로 노인을 공경하기 위한 사회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노인들을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데 더 많은 책임감이 앞섭니다.
노인의 날 제정을 위해 한국문제연구소와 한국노인학회를 만들어 퇴근후 시간과 휴일을 모조리 반납, 노인문제에 각별한 애정을 기울여온 이돈희씨는 이번에 노인의 날이 되기전에도 이미 수년전에 개인적으로 노인의 날 행사를 마련했었다.
특히 이돈희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날 제정을 위해 관계요로에 건의와 진정을 해 왔고 그 결과 73년에는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을 합한 어버이날을 제정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노인문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인간은 누구나 늙듯이 노인문제는 언젠가 우리 모두에 닥칠 사회 공통의 문제입니다. 노인을 공경하는 것은 이 사회의 인간화를 위루기 위한 기본입니다.』
이돈희씨가 노인의 날 제정을 위해 그동안 언론사와 정부기관등에 투고한 횟수만도 1천여 회.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 때도 있었지만 노인들을 위한 일이라면 그 어떤 일도 참아내야 한다는 각오로 버텨왔다는 이돈희씨는 『어린이날·어버이날·심지어 암의 날·구강의 날도 있는데 노인의 날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강조한다.
『노인의 날이 제정되었다고 해서 노인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각박해져가는 이 시대를 치유할 수 있는 처방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토지공사에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돈희씨는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던 노인의 날이 재정됨에 따라 앞으로는 10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인마을』 건설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禹在哲 기자>
사진: 자신이 보도된 신문을 펼처 보이는 이돈희씨. 이돈 희씨는 『노인문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닥칠 사회 공통의 문제이며 노인공경은 이 사회의 인간화를 이루는 기본이라』 고 말했다.
기사 출처 : 가톨릭신문 1997년10월5일(일요일)